후로시키(風呂敷)란
'후로시키'는 우리말로 '보자기'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히라즈츠미(ひらづつみ)', '코로미츠츠미(ころもつつみ)'라고 하였습니다만, 에도 시대 목욕탕에서의 입욕 때, 입고 있던 옷과 소지품을 싸거나 몸가짐을 위해 깔았던 것에서 '후로시키(風呂敷)'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전적 의미로 직역하자면, 후로(風呂, 목욕) + 시키(敷, 깔개)정도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크기는 2폭(약 75cm)에서 7폭(약 250cm)의 '후톤후로시키( 蒲団風呂敷, 이불보자기)까지 있습니다.
후로시키(風呂敷) 의 유래
원래 물건을 천으로 감싸는 도구 자체는 나라 시대부터 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래된 문헌에 따르면 '후로시키'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무로마치 시대라고 합니다. 중세에서 후로시키를 사용하던 장소는 위에 설명 한 대로목욕탕이었습니다. 다만 당시의 목욕탕은 오늘날의 사우나와 같은 설비로 증기로 땀을 훌리며 뜨거운 물을 끼얹어 씻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목욕탕에서 벗은 옷을 젖지 않도록 천에 싸거나 목욕 후 그 천 위에 앉아 몸을 닦았던 것이 후로시키의 유래라고 합니다. 후로시키는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고, 목욕을 하기 위한 과정에 사용되던 편의 용품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키모노(敷物, 깔개)로 부터 츠츠무모노(包むもの, 싸개)로 변화하는 후로시키(呂敷)
당시 후로시키의 소재는 무명으로, 사이즈는 손수건 정도의 크기부터 170cm 정도의 큰 것까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사이즈의 종류가 다양한 것으로 보아 후로시키는 '깔개'에서 '감싸는 것'으로 변화하여 용도에 따라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큰 사이즈의 후로시키는 의류와 이불을 포장해 오염을 방지하고 운반하는 것에 사용되었습니다. 작은 사이즈나 중간 정도의 크기는 여행을 떠날 때 오니기리(주먹밥)나 의류등을 감싸서 이동시키는 것에 사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형태로 후로시키의 쓰임새가 정착되어 갔던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말해주듯 안도 히로시게(安藤広重)의 동해도53차(東海道五十三次)에 따르면 등에 후로시키를 매달고 있는 서민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후로시키(風呂敷)의 용도: 상호와 상표를 표기하는 홍보수단
에도 시대 풍속화에는 역술이나 기모노 상인 등 다양한 업종의 상인들이 물건을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서 내리거나 등에 업는 등 행상을 하는 모습이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상업을 위한 운반 도구로서 사용하는 후로시키에는 상인들의 고유한 상품명과 상호명, 상표를 표기하는 형태가 등장합니다. 상호명과 상표 등은 상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었고, 상인들의 이동은 그들의 상품에 대한 홍보 효과를 갖는 등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었습니다.
생활 필수품이 된 후로시키(風呂敷)
에도 시대 이후 후로시키는 예물이나 혼례 등 기념일에 혼수품 등을 포장하는 것이 풍습이 되어 갔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전용 후로시키를 만들어 사용하는 집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메이지 시대 이후의 후로시키는 어린이가 가방 대신 교과서를 넣고 이동하는, 오늘날의 가방과 같은 수단으로 이용하는 등 생활 속에서 정착되어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시대에는 성이나 가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고, 후로시키에 가문을 넣어 관혼상제 때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져 폭넓게 이용되게 되었습니다.
전후에 생겨난 합성 섬유 후로시키
전후에는 기술발전에 따라 비단이나 무명이 아닌 레이온 등의 합성 섬유로 만든 후로시키가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쇼와 30년경 개발된 나일론 후로시키는 가격이 저렴하고 튼튼하기 때문에 당시 혁신적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관련하여 전통적인 멋을 더해 혼례 답례품을 건네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쇼와 40년 경에는 종이 쇼핑백이 백화점에서 일반화되고, 천으로 된 서양식 가방의 보급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후로시키의 수요가 사라져갔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콜라보레이션
오늘날에는 디자이너와 유명 작가들에 의해 그려진 가칭가 높은 후로시키들도 만들어지게 됩니다. 풍부한 디자인과 멋진 색감으로 감싸는 용도 외에 장식의 역할까지 더하는 후로시키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는 특별한 경우에 사용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하게 되며, 이러한 후로시키는 선물용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혼례와 답례 등 특별한 기회에 사용하는 전통적인 것이라는 인식으로 변화해 갔습니다.
오늘날의 후로시키(風呂敷)
오늘날의 후로시키는 여전히 일상에서 에코백과 도시락을 싸는 등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패션으로서의 사용을 통해 스카프나 반다나 처럼 멋을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테리어로서의 사용법으로 태피스트리와 식탁보로서 실내에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후로시키(風呂敷)의 매력
형태의 변화를 가능하게 함: 후로시키는 내용물의 모양과 부피에 맞게 싸거나 묶어서 고정이 가능합니다. 에코백 대신 도시락 포장으로 편리하게 사용가능하며, 내용물의 부피와 모양에 따라 그 인상이 달라지는 것도 특징입니다.
후로시키의 콤팩트함: 후로시키의 사이즈가 다양하지만 접어서 가방속에 보관하는 등의 궁리로 언제든 꺼내 사용가능합니다. 에코백과 손수건을 대신할 수 있는 다용도의 역할도 가능합니다.
콜렉션의 즐거움: 후로시키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다보면 다양한 후로시키를 만나게 되며, 기분과 용도에 따라 번갈아 가며 사용가능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탁에 용이한 후로시키: 가방은 세탁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후로시키라면 언제든지 세탁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염이 되면 언제든 세탁하여 위생적이고 스스럼없이 사용가능한 점이 매력입니다.
친환경적인 후로시키: 후로시키는 비닐 봉투처럼 1회성 사용이 아닌 오랜 기간 손질하면서 지속 사용가능한 친환경적인 역할 을 할 수 있습니다. 묶고 풀기를 반복하며 애착을 가지는 것이 가능한 것이 후로시키입니다.
[참고]
<風呂敷の歴史 >, (https://furoshikiya.shop-pro.jp/)
<1枚で万能な「風呂敷」。愛用者の私が風呂敷の由来から便利な使い方まで詳しく紹介>, (https://www.homes.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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